애벌레

사과독나방

김영중 미카엘라 2008. 10. 15. 00:56

사과독나방(나비목 독나방과)

 

이 멋진 친구를 나는 버스속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대청호 탐사중 장승마을을 갔다 오는 데

함께하신 선생님께서 꽃인줄 알고 다가가보니 벌레여서

고맙게도 가져다 보여주셨다

내가 곤충을 좋아하는 것을 어찌 아셨지?

 

나는 단번에 반하여

가파른 경사길 흔들리는 버스속에서 셔터를 누르기 시작하였고...

 

 

이 친구도 너무 놀랬는지 몸을  둥글게 만들고는 별로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덕분에 연한 노랑색에 검정무늬의 몸이 들어났다

 

 

몸색깔이 연한 노랑인 반면

털은 진한 노랑으로 멋스럼움을 더하고...

 

 

등 뒤의 아주 연한 살색의 털뭉치 4개는

아주 보드러운 분터치솔을 연상케 한다

겁이나서 만져 볼 수 없으니 안타깝다

 

 

 

꼬리쪽의 저 길고도 뭉처난 갈색털은 참으로 신선한 충격이다

꼬리머리에 브릿지 쫘악 넣은 느낌이랄까~~ 

 

나는 이를 놓아 주는 대신에 집으로 가져 오기로 하였다

애벌레를 집으로 가져오기는 처음이다

남편에게 "가져오길 잘했지?"  하니

한번 처다보고는 "잘했어"  한다

아니면 어떻게 답하겠어~~ 이미 가져 온 것을...

 

 

내가 집에 가져 올 수 있었던 것은 지난주 숲체원에 갔을 때 [애벌레도감]과

곤충관찰통을 사왔기 때문이다

다행이도 이 친구 이름이 실려 있었고

이들은 상수리나무, 신나무, 산딸기 나무 등 여러나무 잎을 먹는단다.  

 

 

일단 관찰통에 집어 놓고 보니 정작 다리는 보이지 않고

배다리만 10개가 보인다.

빨판이 얼마나 발달되었는지매끄러운 관찰통은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다

 

집에 있는 나뭇잎을 넣어 주었으나 먹지도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

밤 11시가 다되어 동네에 있는 사과나무 잎 3개를  씻어 넣어주니

너무 잘 먹는다.

아침에 보니 사과잎(조금 말랐었음)은 별로 남지 않았다

어제 가져온 나뭇잎을 넣어 주고 나는 고운식물원을 향해 출발하였다

 

 오늘 돌아다니는 중에도 이 애벌레가 잘 먹고 있을지 걱정이 된다

집에 돌아오자 마자 살펴보니

 

 

 

 

다른 잎들은 멀쩡한데

아침에 넣어준 잎들은 모두 갈색으로 변해 있고

벌레는 움직이지도 않는다

10시가 넘었지만 나는 지친 몸을 이끌고 사과나무로 향하고...

잎을 신선하고 부드러운 것으로 교체해주나 

어찌된 일인지 꿈쩍을 안한다

 

고치까지 잘 가야할텐데... 

 

2008.10.17 일

 

15일 아침에 보니 잎하나의  1/4정도 먹고 똥을 4개 만들어냈다

그것은 이 벌레가 아직은 살아 있다는 증거~~

낮에는 꼼짝을 안하고

 

16일밤에는 1/4쯤 먹은 잎의 1/5정도 먹고 똥을 2개 더 만들어 놓았다

 

17일

낮에  살펴보니  고치가 되려는지 사과잎 3개를 붙여 

잘 보이지 않도록 집을 만들었다

아직 고치를 짓지는 않은것으로 보이는데...

 

 

 

2008.11.18 

 어제 저녁 속을 살짝 들여다 보니

작은 벌레 한마리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오늘 아침에 잎을 조금 열어 보니

고치가 완성되었다

  

 

갈색 브릿지를 왜하였는가 했더니

단순히 모양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나보다

만약 황금색털만 있다면 누구라도 속을 열어보고 싶은 생각을 갖게 될 것이고

그러면 날개달린 성충으로 태어나지 못할 것이고

본연의 임무를 하지 못할 것이 뻔하다

 

이렇듯 섞어놓으니 자세히 보지 않으면 고치의 집인줄 누가 알겠는가!

 

 

고치를 뚫고

날개를 펼쳐 세상에 나올려면

인고의 세월이 얼마나 지나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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