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나나리보
새벽 3시 반 집에서 출발, 9시 35분 인천에서 타이항공 비행기로 약 4시간을 날아 방콕공항에 도착하였다. 비행기를 바꿔 타기위해 공항에서 4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간단히 점심을 들며 일행들이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일행은 인솔자까지 12명. 모두들 세계 곳곳을 여행하신 분들이었다. ‘그렇겠지. 갈 곳이 많으신 분들이 마다가스카르에 오시겠어? 나 빼놓고’
<방콕 공항>
방콕에서 마다가스카르항공 비행기를 타고 9시간30분을 날아서 마다가스카르의 수도인 안타나나리보에 밤늦게 도착하였다. 호텔은 시내 중심가에 있는 사카망가호텔이다. 방을 찾아가는데 좁은 길목에 포장화(파장화, pyrostegia venusta)가 지천으로 떨어져 있다. ‘왠일이니? 이렇게 많이 밟히다니!’ 다음날 아침에 벽을 올려다보니 벽 전체가 포장화로 뒤덮였다. ‘금강수목원 온실 천장을 다 덮고 있는 네가 살기 적당한 곳은 이런 곳이었구나!’
<포장화>
시내 투어 출발하기 전 잠시 동네를 구경할 생각으로 나가보니 멀리 담장너머로 빨강 꽃이 만발한 나무가 보인다. 뛰다시피 달려가 보니 내가 아는 꽃이다. 바로 세인포티아! “네가 이렇게 큰 나무였니? 화분에 심어져 있는 작은 풀 아니었어?” ‘그건 네 생각이었지!’ 세인포티아가 일침을 가한다. 이 세인포티아처럼 대극과 식물들은 늘 나를 놀라게 한다.
< 담장넘어 보이는 포인세티아>
<포인세티아 - 암보히망가. 꽃이 크니 사진찍기도 편하다>
어디에 가서도 만날 수 있는 식물이 이 대극과 식물인 것처럼 느껴진다. 우리나라의 대극과 똑 같은 모양의 루마니아 드라큐라 성문 앞의 대극, 그리고 차마고도 트레킹 중 고산지역에서 만나는 대극은 더할 나위 없이 반가웠다. 호주 퀸즈랜드 야산의 대극과 식물은 잎사귀에 꽃과 똑 같은 무늬를 그림으로서 꽃잎 만드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놀라운 모습으로 나를 경악케 하였다.
< 호주의 대극과 식물>
나는 포인세티아처럼 꽃 주변의 잎들을 모두 빨갛게 만드는 것과 잎에 꽃잎무늬를 만드는 호주의 식물 중 어느 것이 효율이 높은지 궁금하다. 에너지 측면에서는 분명 꽃잎 무늬가 효율적이라 생각되는데 곤충을 불러 모으는 데는 어느 것이 더 유리할 지 알 수가 없다. 단지 ‘꽃잎 무늬가 유리했다면 포인세티아가 그렇게 많이 빨갛게 하지는 않았겠지’ 생각할 뿐이다.
되돌아서 빨리 돌아오는데 시멘트로 만든 전신주들이 죽 늘어서 있다. 그러려니 생각하면서 큰 길을 건너는데 무언가 조금 이상하다. 뒤돌아보는 순간 ‘이럴 수가!’ 그 것은 전신주가 아니고 나무였다. 야자수 나무다. 그때 퍼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으니 내가 이제껏 야자수가 만드는 멋진 풍경이 있는 휴양지를 못 가보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나무를 몰라보고 전신주로 보았다고 야자수 나무에게 못 알아본 미안한 마음을 변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피식 웃었다.
<야자나무 가로수가 보이는 타나>
안타나나리보(Antananarivo)는 원래 이름이 푸른 숲이라는 뜻의 아닐라망가였는데 1610년 메리나 왕국의 왕 Andrianjaka가 이곳을 정복한 뒤 1,000명의 군사들로 하여금 이 도시를 호위하게 함으로서 ‘천인의 무사’라는 뜻을 가진 지금의 이름을 얻게 되었으며, 18세기 이곳으로 수도를 옮기면서 마다가스카르의 가장 큰 도시가 되었다. 안타나나리보는 현지인들에게 흔히 타나(Tana)로 불리며, 마다가스카르의 중앙 동쪽 해발 1,400m의 고원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적도에서 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름에도 25도 이상은 올라가지 않고 겨울도 10도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는다. 5월이면 남반구이니 가을이다. 아침저녁은 쌀쌀 하다. 더구나 빗방울이라도 떨어지면 겨울날씨처럼 으스스하다.
<밤에는 짙은 구름이 끼고 낮에는 화창한 날씨인 타나의 아침하늘>
그렇지만 비는 여행 첫날 오전에만 잠시 떨어졌을 뿐 더 이상 오지는 않았다. 나는 출발하기 한 달 전부터 스마트폰으로 타나의 날씨를 검색했는데 밤에는 구름이 하늘을 덮고 낮에는 햇빛이 내려쬐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었다. 실재로 타나의 날씨는 밤에는 짙은 구름이 낮에는 햇빛이 찬란하다.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다.
마다가스카르에 왔으니 일단 돈을 마다가스카르 돈으로 바꾸어야 한다. 현지 가이드는 우리를 은행이 아닌 환전소로 안내한다. 유로화는 달러보다 조금 더 쳐서 바꾸어주고 100유로 등 큰 단위 돈은 작은 돈에 비해 더 많이 준다. 나는 100유로를 환전하여 275,000 아리아리(Ariary)를 받았다. 아리아리와 우리 원화를 비교하면 대략 2:1정도이다. 2천 아리아리는 우리 돈 천 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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