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어린이들
가을학기 동안 유치원 어린들과 함께 에너지에 대하여 공부하였다. 마지막 시간에는 에너지의 순환으로 이제껏 공부한 것을 정리하기로 하였다.
태양이 그려진 카드를 들고 “태양에서 빛과 열의 에너지를 보내주었어요. 누가 햇빛밥을 먹나요?” 식물들을 주어진 땅에 만들어진 식물들을 심으며 어린이들은 씩씩하게 답한다. “식물들이 그 햇빛 밥을 먹고 자랐어요.” “그렇지요. 태양에너지가 식물에너지로 변했습니다.”
“그 식물을 누가 먹나요?” 여기저기서 알고 있는 작은 곤충들과 초식동물(유치원 어린이들의 표현)들의 이름이 거명된다. 심어진 식물을 뽑아 놓고 그 위에 흙을 덮게 하면서 “일부의 식물들은 죽어서 땅에 묻혔어요. 그리고 썩었어요. 그런데 썩지 않은 식물들이 있었어요. 무엇이 되었을까요?” “석탄이 되었어요.”
그 때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졌다. 이곳저곳에서 흥얼대기 시작한다. 어떤 노래인가 들어보았더니 다음과 같은 가사의 노래였다.
석유 석탄 땅속 에너지
너무 쓰면 없어져
지구도 화가 나서 큰일 납니다.
지구가 화가 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물론 지구의 온난화를 뜻하고, 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인 이산화탄소의 증가를 걱정하는 것이다. 나무는 탄소동화작용을 하면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자기 몸에 저장하고 있다. 그러니 땅속에 묻혀있는 나무의 잔해인 석탄은 당연히 탄소덩어리인 것이다(바다 속 작은 동물들의 잔해로 만들어진 석유 역시 탄소의 집합체이다).
이렇게 땅속에 잠자고 있던 탄소를 태워 대기 중으로 내보내니 이를 흡수할 만큼의 나무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노랫말 중에 땅속은 어떤 의미일까? 석유와 석탄을 많이 쓰면서 지구내부 힘의 균형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석유와 석탄(지하수도 마찬가지)을 채굴한 곳은 가벼워지고, 어느 곳은 댐을 막아 물의 무게를 감당 못하게 하니 지구가 견딜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지구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린이들은 너무 쓰면 없어진다고 걱정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석유의 양이 절반도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그들은 분노하게 될 것이다. 똑똑한 어린이들은 지금 어른들이 하고 있는 일들을 지켜보고 있다.
<대전충남숲해설가 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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