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 짐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는 잠베지강 선셋크루즈에 나섰다. 잠베지강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나일강. 콩고강과 같이 네번째로 긴 강으로, 뜻은 ‘큰수로’ ‘위대한강 큰강’ 이란 뜻이며 아프리카 남부에서 인도양으로 흘러 들어가는 가장 큰 강이다.
" 선상크루즈 하는 동안 우리를 제일 먼저 환호하게 한 것은 하마다. 커다란 하마들이 강가운데 둥둥 떠 있다. 그리고는 큰 입을 떠~~억 벌려 하품을 한다. 그 입의 크기로 서열을 결정한다. 그러니 수시로 입을 벌려 그 크기를 늘려야 한다. 입의 크기로 서열이 결정되지 않으면 서로 싸워서 죽기도 한단다.
(날짜가 다른 것은 시차가 7시간 차이 나기 때문임)
생각보다 엄청 큰 하마는 여러마리가 군데군데 모여 있었는데 지금은 우기라서 덜 보이고 건기가 되면 더 많은 하마들이 잠베지강 본류로 합류하게 된단다. 누구에게나 자기가 좀 더 나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또는 최소한의 생계 유지를 위한 서식지의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물 속에 사는 하마는 자기 영역 표시를 어떻게 할까? 하마는 똥을 싸면서 그 큰 몸에 붙어 있는 작은 꼬리를 사정없이 흔들어 똥을 사방으로 퍼지게 한다. 잠베지강의 하마는 우리에게 큰 웃음과 기쁨을 주었는데, 그것은 바로 영역표시를 한 것이다.
잠베지강의 선상 크루즈는 선셋을 보기위한 관광상품이다. 언제 우리가 선상에 올랐던 해가 지기 전까지는 배에서 내릴 수 없다. 물론 간단한 안주와 맥주를 포함한 음료수는 무한 리필된다. 해가 떨어질 때까지 배는 강줄기를 따라 오르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한다. 그러는 동안 몇종류의 새를 볼 수 있었는데, 특히 나무위에서 쉬고 있는 백로와 황로를 만나게 되니 반갑기 이루다 말할 수 없다.
선주는 열심히 악어를 찾고 있었으나 우리는 강가 쪽으로 유유히 지나가는 나일 크로크다일 성체 한마리와 모래톱위에서 오수를 즐기는 어린 아기 악어 한마리만을 볼 수 있었다. 성체라고는 하나 플로리다의 에버그레이드에서 만난 크로크다일의 엄청난 크기에 놀란 경험이 있어 크게 보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아무리 보아도 가마우지 집안으로 보이는 머리쪽이 황색인 새가 물위를 떠 있었다. 사진을 찍어와 도감을 열심히 찾아보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내 마음대로 그 새를 지칭하기로 하였는데, 긴 댕기를 가지고 있어서 댕기머리민물가마우지라 부르기로 하였다.
멀리 빅토리아 폭포의 물안개가 오르는 것이 보인다. 내일과 모레에 탐방하게 될 것이다. 올해는 빅토리아 폭포를 보겠다는 생각을 시작한지 10년째 되는 해이다. 이과수폭포를 방문한 그 날부터 나는 빅토리아폭포를 꿈꿔왔다. 이제 오늘 하루밤만 지나면 나는 간다. 빅토리아폭포에게로~~~.
해는 기울기 시작하였다. 아프리카 가마우지들이 바빠지기 시작하였다. 이제 그들도 그들의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는 것이다. 나는 해넘이를 찍는 중에 레게머리를 한 원주민전통 복장의 한 남자가 사진에 방해가 되고 있음을 알았다. 그는 배타기 직전의 길목에서 공연을 하고 있던 사람이다. 언제부턴가 사람을 향해 셔터 누르는 것을 기피하고 있었기에 자세히는 보지 않았지만 틀림없이 그들 중 하나였다.
나는 뱃머리에서 뒤로 후퇴하였다. 그리고 그이를 모델로 사진을 찍기 시작하였다. 그 이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느낌이 매우 쓸쓸하고 슬프다. 그 것은 순전히 나의 감정일 수도 있다. 왜냐면 내가 같이 사진찍고 돈을 주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팀들은 많은 돈을 벌지 못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는 내내 나는 생각하였다. 사진의 제목은 " 잠베지강의 눈물"이라고.
배에서 내려 오면서 다만 얼마라도 모델료를 주어야 겠다고 준비하고 나왔는데 나는 그만 또 다른 풍경에 잡혀 그를 놓치고 말았다. 조그만 위로라도 되고 싶었는데...
나를 붙잡았던 배 타는 곳에서의 일몰사진이다. 앉아 있는 저 여인은 사람이 아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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